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시집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창비, 1991) 태백산행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 태백에 가야겠다 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 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 지가 열일곱살이야 열아홉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 칠십 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 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 올해 몇이냐고 쉰일곱이라고 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 조오흘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 괜스레 나를 보고 늙었다 한다 창작과비평 (2002년 여름호) 희망 그 별은 아무데서나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 별은 어둠속에서 조용히 자기를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의 눈에나 모습을 드러낸다 시집 '너도 그렇다' (종려나무, 2009) [국민일보] 문학사의 풍경-백석의 만주 유랑과 해방정국 [문학사의 풍경-백석의 만주 유랑과 해방정국] 우리말 소설처럼 되살려낸 ‘고요한 돈’ 번역문학 위상 끌어올린 백석의 역작 백석은 1946년부터 10년 동안 러시아 문학 번역에 매진한다. 1947년 시모노프의 ‘낮과 밤’과 숄로호프의 ‘그들은 조국을 위해 싸웠다’, 1948년 파데예프의 ‘청년 근위대’, 1949년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1’, 1950년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2’, 1954년 ‘체호프 선집1’ 등을 비롯해 10여 권의 러시아 시선집 번역이 그 결과물이다. 이 가운데서도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은 번역문학의 위상을 한 차원 끌어올린 백석의 역작으로 평가된다. 백석은 모두 8부로 구성된 ‘고요한 돈’ 가운데 5부까지를 1, 2권으로 나눠 번역 출간한다. 3권은 한국전쟁 이후 변문식이 번역한 것.. 가즈랑집 가즈랑집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든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 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산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즘승을 쫓는 깽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 집 닭 개 즘승을 못 놓는, 멧도야지와 이웃사촌을 지나는 집 예순이 넘은, 아들없는 가즈랑빕 할머니는 중같이 정해서 할머니가 마을을 가면 긴 담뱃대가 독하다는 막써레기를 몇 대라도 붙이라고 하며 간 밤엔 섬돌 아래 승냥이가 왔었다는 이야기 어느메 산골에선간 곰이 아이를 본다는 이야기 나는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 먹으며 옛말의 구신집에 있는 듯이 가즈랑집 할머니 내가 날 때, 죽은 누이도 날 때 무명필에 이름 써서 백지 달어서 구신간시렁의 당즈깨에 넣어 대감님께 수영을 들였다는 가즈랑빕 할머니 언제나 병을 앓을 때면 신장님 단련이라고 .. 단풍(丹楓) 단풍(丹楓) 빨간 물 짙게 든 얼굴이 아름답지 않느뇨. 빨간 정(情) 무르녹는 마음이 아름답지 않느뇨. 단풍든 시절은 새빨간 웃음을 웃고 새빨간 말을 지즐댄다. 어데 청춘(靑春)을 보낸 서러움이 있느뇨. 어데 노사(老死)를 앞둘 두려움이 있느뇨. 재화가 한끝 풍성하야 시월(十月)햇살이 무색하다. 사랑에 한창 익어서 살찐 띠몸이 불탄다. 영화의 자랑이 한창 현란해서 청청한울이 눈부셔 한다. 시월(十月)시절은 단풍이 얼굴이요, 또 마음인데 시월단풍도 높다란 낭떨어지에 두서너 나무 개웃듬이 외로히 서서 한들거리 는 것이 기로다. 시월 단풍은 아름다우나 사랑하기를 삼갈 것이니 울어서도 다 하지 못한 독한 원한이 빨간 자주로 지지우리지 않느뇨. 나 취했노라 나 취했노라 나 취했노라나 오래된 스코틀랜드 술에 취했노라???나 슬픔에 취했노라나 행복해진다는 생각, 불행해진다는 생각에 취했노라나 이 밤 공허하고 허무한 인생에 취했노라 - 백석, "나 취했노라" -노리다케 가츠오에게 われ 醉(よい)へりわれ 古(ふる)き蘇格蘭土(スコットランド)の酒(さけ)に醉(よい)へりわれ 悲(かなし)みに醉(よい)へりわれ 幸福(こうふく)なることまた不幸(ふこう)なることの思(おも)ひに醉(よい)へりわれ この夜(よる)空(むな)しく虛(きょ)なる人生(じんせい)に醉(よい)へり 백석시인이 일본인시인 친구 노리다께 가즈오(則武三雄)에 써 준 시 則武三雄 ? ?を垂げていた白石。 白と云う姓で 石と云うは名の詩人。 僕も五十三?になって ?を垂げてみた。 優った詩人の白石。無名の私。 はるかに二十年の?月が 流れている。.. 이주하 이 곳에 눕다 이주하 이 곳에 눕다 가난한 아들로 단천에 나니 재간이 뛰어났다 자라 영생에 배우고 뒤에 영신에 가르칠쌔 맑고 고요한 마음이 하늘과 사람을 기쁘게 하였다 뜻을 두고 스물세살로 동해에 가니 우리드의 정은 울다 이전 1 2 3 4 ··· 17 다음